1장 — 대칭의 언어: 군이라는 도구상자
이 장에서 배우는 것 — 블로그 "정보수학"은 거울 하나($f(A)=B$, $f(B)=A$)와 그 중심($f(C)=C$)만으로 수 체계를 세우려 했다. 이 장은 그 맨손 구성을 표준 수학의 언어로 번역한다. 번역에 필요한 도구 — 동치관계, 시계 산술, 군, 아벨 군, 순환군, 대칭군, 군 작용과 궤도, 대합, 자기동형, 불변량 — 를 손 예제와 함께 여기서 전부 만들며, 2장부터 8장까지는 이 도구상자를 꺼내 쓰기만 한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블로그의 선택은 임의가 아니었다. 정수의 덧셈 구조가 허용하는 비자명한(= '아무것도 안 하기'가 아닌) 대칭은 딱 하나뿐이고, 저자는 정확히 그것을 골랐다 — 그리고 이 사실은 추측이 아니라 증명이 끝난 정리다.
들어가며 — 거울 하나로 수 체계를 세울 수 있을까
수학 교과서는 보통 수를 먼저 주고 대칭을 나중에 말한다. 정수가 있고, 덧셈이 있고, 한참 뒤에야 "$x$와 $-x$는 0을 중심으로 대칭이네"라는 관찰이 나온다. 블로그 "정보수학"의 글 1과 5는 이 순서를 뒤집는다. 먼저 음($-1$)·무($0$)·양($+1$)의 3상태를 놓고, 대칭을 이렇게 정의한다: "$f(A)=B$이고 $f(B)=A$를 만족하며 그 변환에 의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대칭의 중심 $f(C)=C$"(글 1, 5). 그다음 이 대칭에서 $-1+1=0$을 유도하고, 덧셈과 뺄셈을 상태 전이로 재구성한다. 수가 먼저가 아니라 대칭이 먼저다.
이 역전의 배후에는 존재론이 있다. 글 10과 23은 "수의 본질은 고유한 값의 표기가 아니라 대칭상의 상대적 위치"라고 선언한다. 프롤로그에서 본 상태-전이 언어로 말하면, 수는 절대적 실체가 아니라 전이 흐름 속의 좌표라는 것이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질문이 나온다. 이 구성은 수학적으로 성립하는가? 성립한다면, 표준 수학은 이것을 뭐라고 부르는가? 이 장의 답은 네 개의 번역문이다.
- 번역 1 — 저자의 변환 $f$는 대합이고, 이는 $\mathbb{Z}/2\mathbb{Z}$라는 가장 작은 군의 작용이다. 그리고 정수 덧셈 구조가 허용하는 비자명한 대칭은 이것 하나뿐이다. 정리
- 번역 2 — "반사에서 덧셈을 생성한다"는 아이디어는 무한 이면체군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정식화되어 있다. 거울 두 장을 합성하면 정말로 "+1"이 나온다. 정리
- 번역 3 — $-1+1=0$을 대칭에서 유도하는 구성에는 공리 두 개(가환성, 자유 생성)가 숨어 있다. 숨은 공리를 명시하면 구성은 성립한다. 정리
- 번역 4 — "수는 전이 흐름의 종착지 이름일 뿐"이라는 존재론은 토서라는 표준 개념으로 정확히 정식화된다.
번역이라고 했지만, 이것은 블로그의 직관을 표준 용어로 바꿔치기하는 작업이 아니다. 번역의 진짜 수확은 "왜 그 선택이 유일했는지"에 대한 사후 정당화다 — 저자가 더듬어 고른 길이 사실은 수학이 허용하는 유일한 길이었음이 증명으로 드러난다.
다만 번역문을 읽으려면 먼저 단어를 알아야 한다. 이 장의 전반부(1.1~1.10)는 그 단어들 — 이 책 전체가 쓸 도구상자 — 을 만드는 시간이다.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전부 손으로 계산해 보면서 간다.
1.1 "같다고 치자"의 수학 — 동치관계와 동치류
도구상자의 첫 칸은 군이 아니라 그보다 소박한 물건, "같다고 치자"를 다루는 기술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같다고 친다". 수요일에 태어난 사람과 또 다른 수요일에 태어난 사람은 "요일이 같다". 14시와 2시는 "시계에서 같다". 서로 다른 두 사람, 서로 다른 두 시각인데도 어떤 기준에서는 하나로 묶인다. 수학은 이 습관을 공식화해 두었다.
동치관계(equivalence relation) — 집합 $X$의 원소들 사이의 관계 $\sim$가 다음 세 조건을 만족하면 동치관계라 부른다.
- 반사성: 모든 $x$에 대해 $x \sim x$. (자기 자신과는 같다)
- 대칭성: $x \sim y$이면 $y \sim x$. (같음에는 방향이 없다)
- 추이성: $x \sim y$이고 $y \sim z$이면 $x \sim z$. (같은 것끼리는 건너뛰어도 같다)
동치관계가 하나 주어지면 $X$는 서로 겹치지 않는 묶음들로 깔끔하게 쪼개진다. $x$와 같다고 쳐지는 원소 전체의 묶음을 $x$의 동치류(equivalence class)라 하고 $[x]$로 쓴다.
손으로 확인해 보자. 정수 전체에서 "3으로 나눈 나머지가 같다"는 관계를 생각한다. $7$과 $13$은 나머지가 둘 다 $1$이므로 같다고 친다. 반사성·대칭성·추이성이 성립하는지는 나머지가 "같다"는 말 자체가 보증한다. 이 관계로 정수 전체는 정확히 세 묶음으로 쪼개진다: 나머지 0인 수들 $[0] = \{\dots, -3, 0, 3, 6, \dots\}$, 나머지 1인 수들 $[1] = \{\dots, -2, 1, 4, 7, \dots\}$, 나머지 2인 수들 $[2] = \{\dots, -1, 2, 5, 8, \dots\}$. 어떤 정수도 두 묶음에 동시에 들어가지 않고, 어떤 정수도 빠지지 않는다.
왜 이 소박한 도구를 첫 칸에 넣었는가. 두 가지 예고 때문이다. 바로 다음 절의 시계 산술이 이 쪼개기 위에서 정의되고, 훨씬 뒤 5장에서 실수라는 것 자체가 "수렴 과정들을 같다고 친 동치류"로 구성된다. "같다고 치자"는 이 책에서 가장 자주 재사용되는 기술이다.
1.2 시계가 가르쳐 주는 산술 — 모듈러 산술과 $\mathbb{Z}/n\mathbb{Z}$
동치류들을 그냥 바라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동치류들끼리 더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 순간 새로운 산술 체계가 태어난다. 그리고 독자는 이 체계를 이미 매일 쓰고 있다.
시계 산술 — 지금이 9시인데 5시간 뒤는 몇 시인가? $9 + 5 = 14$이지만 시계는 14시라고 답하지 않는다. 12를 넘으면 12를 빼서 2시라고 답한다. 시계 문자판은 "12시간 차이 나는 시각은 같다고 치는" 세계이고, 그 세계에도 멀쩡한 덧셈이 있다. 경계: 이 비유는 덧셈 구조까지만 정확하다. 실제 모듈러 산술은 곱셈도 갖지만(3장에서 쓴다), 시계 문자판에서 "9시 곱하기 5시"는 일상적 의미가 없다.
이것을 앞 절의 언어로 정식화하자. 정수 전체에서 "$n$으로 나눈 나머지가 같다"는 동치관계를 잡으면 동치류가 정확히 $n$개 나온다. 이 $n$개의 동치류에 덧셈을 정의할 수 있다: $[a] + [b] = [a+b]$, 즉 "대표를 하나씩 뽑아 더한 뒤 그 결과가 속한 묶음을 답으로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체계를 $\mathbb{Z}/n\mathbb{Z}$라 쓰고 "$n$으로 나눈 나머지들의 세계"라고 읽는다. 이 책에서는 이 체계를 항상 $\mathbb{Z}/n\mathbb{Z}$로 적는다.
"나머지가 같다"를 나타내는 전용 기호도 있다. $a$와 $b$가 $n$으로 나눈 나머지가 같을 때
$$a \equiv b \pmod{n}$$
라 쓰고 "$a$와 $b$는 법 $n$으로 합동(congruent)이다"라고 읽는다. 시계 계산을 이 표기로 다시 쓰면 $9 + 5 = 14 \equiv 2 \pmod{12}$ — "9시의 5시간 뒤는 2시"가 한 줄 수식이 된다.
가장 작은 사례 두 개를 손에 익혀 두자. 이 둘은 이 장 후반부의 주인공들이다. $\mathbb{Z}/2\mathbb{Z}$는 원소가 $[0], [1]$ 둘뿐인 세계로, 덧셈표는 짝수·홀수 산술 그 자체다: 짝+짝=짝, 짝+홀=홀, 홀+홀=짝. 특히 $[1]+[1]=[0]$ — 1을 두 번 더하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mathbb{Z}/3\mathbb{Z}$는 원소가 $[0],[1],[2]$ 셋인 세계다. 여기서 $[1]+[1]=[2]$인데, $2 \equiv -1 \pmod 3$이므로 이 세계에서는 $1+1=-1$이다. 이상한 등식처럼 보이지만 잠시 뒤 번역 3에서 이 계산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1.3 두 번 하면 제자리 — 대합
이제 수가 아니라 변환으로 눈을 돌린다. 블로그의 대칭 정의($f(A)=B$, $f(B)=A$, $f(C)=C$)를 다시 보자. 이 $f$의 본질은 무엇인가? $A$를 $B$로 보내고 $B$를 다시 $A$로 보낸다 — 즉 두 번 적용하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표준 수학은 이런 변환에 이름을 붙여 두었다.
대합(involution) — 변환 $f$가 $f \circ f = \mathrm{id}$를 만족하면 대합이라 부른다. 여기서 $\mathrm{id}$는 항등변환 —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든 원소를 제자리에 두는 변환 — 이고, $f \circ f$는 "$f$를 하고 또 $f$를 한다"는 합성이다. 즉 대합이란 자기 자신이 자기의 되돌리기인 변환이다.
대합은 공학적 일상에 널려 있다. 전등 스위치를 두 번 누르면 원래 상태다. 비트 반전(NOT)을 두 번 하면 원래 비트다. 어떤 수를 고정된 비트 마스크와 XOR하는 연산(지정된 자리의 비트만 뒤집는 연산)도 두 번 하면 제자리다. 수학 쪽 예로는: 수직선 위의 부호 뒤집기 $f(x) = -x$ (두 번 뒤집으면 $-(-x)=x$), 복소수의 켤레 $z \mapsto \bar z$ (켤레의 켤레는 자기 자신), 카드 두 장의 자리 맞바꾸기(다시 맞바꾸면 원위치), 그리고 모든 거울 반사.
주의 깊은 독자는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블로그의 $f$에서 $A$와 $B$는 맞바꿔지고 중심 $C$는 움직이지 않는다 — 스위치처럼 오가는 원소들과, 아예 움직이지 않는 원소. 대합이 집합 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정확히 이 두 가지뿐이라는 것이 곧 증명된다(번역 1). 그 증명을 하려면 대합 하나만이 아니라 변환들의 모음을 다루는 언어가 필요하다. 그 언어가 군이다.
1.4 대칭을 전부 모으면 — 정삼각형의 6개 대칭, 그리고 군의 정의
추상적 정의를 내리기 전에, 대칭들의 모음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하나를 완전히 해부해 보자. 대상은 정삼각형이다.
정삼각형의 대칭 6개 — 꼭짓점에 1, 2, 3의 라벨을 붙인 정삼각형을 생각하자. "대칭"이란 삼각형을 움직여 다시 자기 자신과 정확히 겹치게 만드는 변환이다. 전부 나열하면:
- $\mathrm{id}$: 아무것도 안 하기.
- $\rho_{120}$: 반시계 방향 $120^\circ$ 회전. 꼭짓점은 $1 \to 2 \to 3 \to 1$로 돈다.
- $\rho_{240}$: 반시계 방향 $240^\circ$ 회전. 꼭짓점은 $1 \to 3 \to 2 \to 1$로 돈다.
- $s_1$: 꼭짓점 1과 맞은편 변의 중점을 잇는 축으로 뒤집기. 1은 고정, 2와 3이 맞바꿔진다.
- $s_2$: 꼭짓점 2를 지나는 축으로 뒤집기. 2는 고정, 1과 3이 맞바꿔진다.
- $s_3$: 꼭짓점 3을 지나는 축으로 뒤집기. 3은 고정, 1과 2가 맞바꿔진다.
이 여섯 개가 전부다(꼭짓점 1이 갈 수 있는 자리 3곳 × 그다음 방향 2가지 = 6). 합성도 해 보자. 이 책에서 $f \circ g$는 "$g$를 먼저, $f$를 나중에" 적용한다는 뜻이다. $\rho_{120} \circ \rho_{240}$: 꼭짓점 1은 $\rho_{240}$으로 3에 갔다가 $\rho_{120}$으로 다시 1로 돌아온다. 모든 꼭짓점이 제자리 — 결과는 $\mathrm{id}$다. $s_1 \circ s_1$: 2와 3을 맞바꿨다 다시 맞바꾸니 $\mathrm{id}$ — 반사는 전부 대합이다. $s_1 \circ \rho_{120}$: 꼭짓점 1은 $\rho_{120}$으로 2에 갔다가 $s_1$으로 3에 간다. 같은 방식으로 추적하면 $2 \to 3 \to 2$, $3 \to 1 \to 1$. 결과는 "2 고정, 1과 3 맞바꿈" — 즉 $s_2$다. 어떤 둘을 합성해도 결과가 이 여섯 개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이 예제에서 관찰한 것을 목록으로 적어 보자. (1) 대칭 둘을 합성하면 또 대칭이다 — 모음이 합성에 대해 닫혀 있다. (2) "아무것도 안 하기"가 모음 안에 있다. (3) 모든 대칭은 되돌리기를 모음 안에 갖는다 — $\rho_{120}$의 되돌리기는 $\rho_{240}$, 반사의 되돌리기는 자기 자신. (4) 셋을 연달아 합성할 때 앞의 둘을 먼저 묶든 뒤의 둘을 먼저 묶든 결과가 같다 — 변환의 합성은 "함수를 차례로 적용하기"이므로 묶는 방식과 무관하다.
1.2절의 시계 산술도 같은 목록을 통과한다. 시각 둘을 더하면 시각이고(닫힘), 0시간 더하기가 있고(항등), 5시간 뒤의 되돌리기는 7시간 뒤이며($5+7=12\equiv 0$), 덧셈은 묶는 방식과 무관하다. 정삼각형과 시계 — 겉보기에 전혀 다른 두 체계가 같은 네 가지 성질을 공유한다. 이 네 가지가 바로 군의 공리다.
군(group) — 집합 $G$와 그 위의 합성 규칙(연산) $\ast$가 다음 네 공리를 만족하면 군이라 부른다.
- 닫힘: $g, h \in G$이면 $g \ast h \in G$.
- 결합법칙: $(g \ast h) \ast k = g \ast (h \ast k)$.
- 항등원: 어떤 $e \in G$가 있어 모든 $g$에 대해 $e \ast g = g \ast e = g$. (아무것도 안 하기)
- 역원: 각 $g \in G$마다 $g \ast g^{-1} = g^{-1} \ast g = e$인 $g^{-1} \in G$가 있다. (되돌리기)
직관 한 줄: 군이란 "되돌릴 수 있는 변환들의 모음과 그 합성 규칙"이다. 정삼각형의 대칭 6개, 시계 산술 $\mathbb{Z}/12\mathbb{Z}$, 정수 전체의 덧셈 $(\mathbb{Z}, +)$가 모두 군이다.
"되돌릴 수 있는 변환들의 모음"이라는 직관에도 경계를 그어 두자. 이 직관은 군의 존재 이유를 정확히 포착하지만, 정의 자체는 변환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 네 공리를 만족하기만 하면 원소가 무엇이든(수든, 변환이든, 카드 섞기든) 군이다. 다만 "모든 군은 실제로 무언가의 대칭으로 실현된다"는 정리(케일리 정리)가 있어서 이 직관은 사후적으로도 옳다 — 정확한 진술은 2장에서 한다.
여기서 잠깐. 왜 굳이 네 공리를 추려내는가? 공리화의 이득은 한 번 증명하면 모든 사례에서 성립한다는 데 있다. 이 장 뒤에서 "역원 사상이 자기동형인 것은 가환일 때뿐"임을 증명하는데, 그 증명은 네 공리만 쓰므로 정삼각형에도, 시계에도, 아직 만나지 않은 모든 군에도 자동 적용된다. 블로그가 "제1형 수학 연산 형식 체계"라는 이름으로 찾던 것 — 개별 사례가 아니라 형식 그 자체 — 이 바로 이것이다.
1.5 순서가 문제다 — 아벨 군과 비아벨 군
군의 공리를 다시 읽어 보면 이상한 공백이 있다. 어디에도 $g \ast h = h \ast g$ — 연산의 순서를 바꿔도 된다는 조건 — 가 없다. 빠뜨린 게 아니라 일부러 뺀 것이다. 성립하지 않는 군이 실제로 있기 때문이다.
정삼각형에서 직접 확인하자. 1.4절 예제에서 $s_1 \circ \rho_{120} = s_2$를 계산했다. 이제 순서를 바꿔 $\rho_{120} \circ s_1$을 계산한다: 꼭짓점 1은 $s_1$으로 제자리에 있다가 $\rho_{120}$으로 2에 간다. 꼭짓점 2는 3에 갔다가 1로. 꼭짓점 3은 2에 갔다가 3으로. 결과는 "3 고정, 1과 2 맞바꿈" — $s_3$다. 정리하면
$$s_1 \circ \rho_{120} = s_2 \neq s_3 = \rho_{120} \circ s_1.$$
"회전하고 뒤집기"와 "뒤집고 회전하기"는 다른 대칭이다. 반면 회전끼리는 순서가 무관하고($120^\circ$ 돌리고 $240^\circ$ 돌리기 = $240^\circ$ 돌리고 $120^\circ$ 돌리기), 시계 덧셈도 $9+5=5+9$로 순서가 무관하다.
아벨 군(abelian group) — 모든 $g, h$에 대해 $g \ast h = h \ast g$가 성립하는 군을 아벨 군 또는 가환군이라 부른다(노르웨이 수학자 아벨의 이름을 땄다). 성립하지 않는 군은 비아벨 군이다. $(\mathbb{Z},+)$, $\mathbb{Z}/n\mathbb{Z}$는 아벨 군이고, 정삼각형의 대칭군은 비아벨 군이다.
교환 여부는 사소한 장식이 아니다. 번역 3에서 보겠지만, 블로그의 $-1+1=0$ 유도가 성립하느냐 자체가 이 성질에 걸려 있다. 그리고 더 멀리, 5차 방정식에 근의 공식이 없는 이유도 어떤 군의 구조로 소급된다 — 단, 범인은 비가환성 자체가 아니다. 만약 "비아벨이면 근의 공식이 없다"는 식이라면 당장 모순이 난다: 방금 비아벨임을 확인한 정삼각형의 대칭군이 바로 3차 방정식에 대응하는 군인데, 3차 방정식에는 엄연히 근의 공식이 있기 때문이다. 5차에서 길이 막히는 진짜 이유는 그 군이 "비가환이면서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성질 — 비가환 단순군 — 을 품고 있다는 데 있으며, "쪼개진다"의 정확한 뜻까지 포함한 전체 이야기는 2장에서 한다.
1.6 하나로 전부 만든다 — 순환군과 생성자
시계 산술에는 또 하나의 두드러진 성질이 있다. 1시간 더하기 하나만 반복하면 모든 시각에 도달한다: $1, 2, 3, \dots, 11, 0$. 부품 하나로 전체가 조립되는 것이다.
이런 부품을 생성자(generator)라 부르고, 생성자 하나로 전체가 만들어지는 군을 순환군(cyclic group)이라 부른다. $\mathbb{Z}/12\mathbb{Z}$는 1을 생성자로 갖는 순환군이다. 정수 전체 $(\mathbb{Z},+)$도 순환군이다 — 1을 반복해 더하면 모든 양의 정수가, 1의 역원 $-1$을 반복해 더하면 모든 음의 정수가 나온다. 다만 유한 바퀴 만에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계와 달리 $\mathbb{Z}$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무한 순환군이다.
생성자는 유일하지 않다. $\mathbb{Z}/12\mathbb{Z}$에서 5를 반복해 더해 보자: $5, 10, 3, 8, 1, 6, 11, 4, 9, 2, 7, 0$ — 열두 시각 전부를 순회한다. 5도 생성자다. 반면 2를 반복하면 $2, 4, 6, 8, 10, 0$에서 도로 $2$로 — 짝수 시각 여섯 개만 맴돌고 홀수 시각에는 영원히 못 간다. 2는 생성자가 아니다. (일반 법칙도 알려져 있다: $k$가 $\mathbb{Z}/n\mathbb{Z}$의 생성자인 것은 $k$와 $n$이 서로소일 때, 즉 1 외의 공약수가 없을 때다. $5$와 $12$는 서로소, $2$와 $12$는 아니다.)
"생성"이라는 개념은 이 책의 단골 손님이 될 것이다. 번역 2에서 반사 두 개가 무한 군 전체를 생성하고, 번역 3에서 "반복에 의한 생성"이 숨은 공리로 등장하며, 3장에서 소수가 곱셈 세계의 생성 원자로 나온다.
1.7 섞기의 우주 — 대칭군 $S_n$
정삼각형의 대칭은 6개였다. 그런데 6이라는 숫자, 어디서 본 적이 있다 — 카드 3장을 늘어놓는 방법의 수 $3! = 6$이다. 우연이 아니다.
카드 3장 섞기 전체 = $S_3$ — 자리 1, 2, 3에 놓인 카드 3장을 섞는 방법(어느 자리의 카드가 어느 자리로 가는지의 규칙)을 전부 나열하자.
- 아무것도 안 섞기: $1\to1,\ 2\to2,\ 3\to3$
- 두 장만 맞바꾸기 (3가지): $1 \leftrightarrow 2$ / $1 \leftrightarrow 3$ / $2 \leftrightarrow 3$
- 셋을 돌리기 (2가지): $1\to2\to3\to1$ / $1\to3\to2\to1$
합계 $1 + 3 + 2 = 6 = 3!$가지. 섞기 둘을 연달아 하면 또 섞기이고, "안 섞기"가 항등원이고, 모든 섞기는 되돌리기가 있다 — 군이다. 이 군을 대칭군 $S_3$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n$개의 대상을 섞는 모든 방법(이런 섞기 규칙 하나하나를 치환이라 부른다)의 모음은 군을 이루며, 이를 대칭군 $S_n$이라 쓴다. 원소 개수는 $n! = n \times (n-1) \times \cdots \times 1$이다.
이제 목록을 나란히 놓아 보자. 정삼각형 대칭 6개는 꼭짓점 라벨 $\{1,2,3\}$을 어떻게 섞는지로 완전히 기술됐다: 회전 둘은 "셋을 돌리기" 둘에, 반사 셋은 "두 장 맞바꾸기" 셋에, $\mathrm{id}$는 "안 섞기"에 대응한다. 합성까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즉 정삼각형의 대칭군과 $S_3$는 원소의 이름표만 다른 같은 군이다 — 이 "이름표만 다르고 구조는 같다"를 정확히 말하는 개념(동형)을 1.9절에서 만든다.
$S_n$은 비아벨 군의 표준 공급처이기도 하다($n \ge 3$이면 항상 비아벨 — $S_3$가 정삼각형 대칭군과 같으니 1.5절의 계산이 그대로 증거다). 이 군은 이 책에서 두 번 더 주역을 맡는다: 5차 방정식의 운명을 쥔 군 $S_5$로(2장), 그리고 소수들이 방문하는 "방들"의 구조로(3장).
1.8 군이 무대에 오른다 — 군 작용, 궤도, 고정점
지금까지 군을 그 자체로 다뤘다. 하지만 대칭의 본령은 무언가에 작용하는 데 있다. 도구상자의 도구는 결국 재료에 대고 써야 한다.
군 작용(group action)·궤도(orbit)·고정점(fixed point) — 군 $G$가 집합 $X$에 작용한다는 것은, 각 군 원소 $g$가 $X$의 원소들을 옮기는 규칙으로 실현되되 (1) 항등원은 아무도 옮기지 않고 (2) "$h$로 옮긴 뒤 $g$로 옮기기"가 "$g \ast h$로 옮기기"와 같다는 뜻이다. 한 점 $x \in X$에서 출발해 군의 모든 원소로 옮겨 갈 수 있는 곳 전체를 $x$의 궤도라 하고, 어떤 군 원소로도 움직이지 않는 점을 고정점이라 한다.
가장 중요한 예를 손으로 만들자. 두 원소 군 $\mathbb{Z}/2\mathbb{Z} = \{[0], [1]\}$이 정수 집합 $\mathbb{Z}$에 작용한다: $[0]$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1]$은 부호 뒤집기 $f(x) = -x$로 작동한다. $[1]+[1]=[0]$이므로 "뒤집고 또 뒤집기 = 가만히"가 맞아떨어진다 — 대합 하나를 갖는다는 것과 $\mathbb{Z}/2\mathbb{Z}$ 작용 하나를 갖는다는 것은 정확히 같은 말이다. 이 작용의 궤도를 나열하면: $5$의 궤도는 $\{5, -5\}$, $3$의 궤도는 $\{3, -3\}$, 일반적으로 $\{x, -x\}$ 꼴의 크기 2 묶음들 — 단 하나의 예외가 $0$이다. $-0 = 0$이므로 $0$의 궤도는 $\{0\}$, 크기 1이고, $0$은 이 작용의 유일한 고정점이다.
눈치챘는가 — 방금 우리는 블로그의 그림을 그대로 다시 그렸다. 맞바꿔지는 쌍 $\{A, B\}$는 크기 2의 궤도, 움직이지 않는 중심 $C$는 고정점(크기 1의 궤도)이다. 그리고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임을 이제 말할 수 있다: $f$가 대합이면 $f$를 두 번 적용해 제자리이므로, 임의의 $x$의 궤도는 $\{x, f(x)\}$ — $f(x) \neq x$이면 크기 2, $f(x) = x$이면 크기 1이다. 대합의 궤도는 크기 2 아니면 크기 1뿐이며, 제3의 가능성은 없다. 궤도가 크기 3 이상이려면 세 번 이상 적용해야 제자리로 돌아오는 변환이 필요한데 그건 대합이 아니다.
궤도 개념은 하나 더 중요한 관찰을 준다. 궤도들은 서로 겹치지 않고 집합 전체를 빠짐없이 덮는다 — 1.1절의 동치류와 똑같은 쪼개기 그림이다. 실제로 "같은 궤도에 있다"는 동치관계이고, 궤도는 그 동치류다. 도구상자의 부품들이 서로 맞물리기 시작한다.
1.9 구조를 지키는 변환 — 동형, 자기동형, 그리고 $\mathrm{Aut}(\mathbb{Z},+)$ 손 증명
1.7절에서 "정삼각형의 대칭군과 $S_3$는 이름표만 다른 같은 군"이라고 했다. 이 직관을 정확한 개념으로 만들 차례다. 그리고 이 개념이 이 장에서 가장 강력한 정리 — 블로그의 선택이 유일했다는 정리 — 를 증명하게 해 준다.
두 군 사이의 대응 $\varphi$가 (1) 일대일 대응이고 (2) 연산을 보존하면 — 즉 $\varphi(g \ast h) = \varphi(g) \ast \varphi(h)$, "먼저 합성하고 옮기나 먼저 옮기고 합성하나 같다"이면 — 그 대응을 동형(isomorphism)이라 하고, 동형이 존재하는 두 군은 "구조가 같다"고 말하며 기호로 $G \cong H$라 쓴다($\cong$는 "동형이다"라고 읽는다). 정삼각형 대칭군 $\cong S_3$가 방금 본 사례다.
자기동형(automorphism)과 $\mathrm{Aut}$ — 어떤 구조에서 자기 자신으로의 동형, 즉 구조를 완벽하게 지키면서 원소들을 재배열하는 가역 변환을 자기동형이라 한다. 한 구조의 자기동형 전체의 모음을 $\mathrm{Aut}(\cdot)$로 쓰는데, 이 모음 자체가 군이 된다(자기동형 둘의 합성은 자기동형, 항등변환은 자기동형, 자기동형의 역도 자기동형). $\mathrm{Aut}$는 "그 구조가 가진 대칭 전체의 군"이다. 도형의 대칭군이 도형의 모양을 지키는 변환들이었다면, $\mathrm{Aut}(\mathbb{Z},+)$는 정수의 덧셈 구조를 지키는 변환들이다.
예를 하나 확인하자. 부호 뒤집기 $f(x) = -x$는 $(\mathbb{Z},+)$의 자기동형인가? 일대일 대응인 것은 분명하고(자기 자신이 역이다 — 대합!), 덧셈 보존은 $f(x+y) = -(x+y) = (-x) + (-y) = f(x) + f(y)$로 확인된다. 그렇다면 질문: 이런 변환이 몇 개나 있는가? 정수의 덧셈 구조는 얼마나 많은 대칭을 허용하는가?
$\mathrm{Aut}(\mathbb{Z},+)$ 손 증명 — $f(1)$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 $f$를 $(\mathbb{Z},+)$의 임의의 자기동형이라 하고 $k = f(1)$이라 놓자.
- 먼저 $f(0) = 0$이다: $f(0) = f(0+0) = f(0) + f(0)$이므로 양변에서 $f(0)$을 빼면 된다.
- $f(2) = f(1+1) = f(1) + f(1) = 2k$. 같은 식으로 $f(3) = 3k$, 그리고 반복하면 모든 양의 정수 $n$에 대해 $f(n) = nk$.
- 음수도 결정된다: $0 = f(0) = f(n + (-n)) = f(n) + f(-n)$이므로 $f(-n) = -nk$.
- 결론: $f$는 "모든 정수를 $k$배 하기"다. 그런데 $f$는 일대일 대응이어야 하므로 출력에 $1$이 나와야 한다 — 즉 $nk = 1$인 정수 $n$이 있어야 한다. 정수 곱이 $1$이 되는 경우는 $k = 1$($n=1$) 또는 $k = -1$($n=-1$)뿐이다.
- $k=1$이면 $f = \mathrm{id}$(항등사상), $k=-1$이면 $f(x) = -x$(부정). 둘 다 실제로 자기동형임은 위에서 확인했다. 증명 끝.
결론을 음미하자. $\mathrm{Aut}(\mathbb{Z},+) \cong \mathbb{Z}/2\mathbb{Z}$ — 정수 덧셈 구조의 자기동형은 항등사상과 부정($x \mapsto -x$) 딱 둘뿐이다 정리. 항등사상은 "아무것도 안 하기"이므로 비자명한 대칭은 부호 뒤집기 단 하나. 무한히 많은 정수를 재배열하는 무한히 많은 방법 중에서, 덧셈 구조를 지키는 것은 단 두 개라는 사실이 방금 다섯 줄의 손 계산으로 증명되었다. 이 정리가 번역 1의 심장이다.
1.10 변하지 않는 것이 본질이다 — 불변량
도구상자의 마지막 칸이다. 변환을 아무리 가해도 변하지 않는 양을 그 변환들의 불변량(invariant)이라 부른다.
예제로 감을 잡자. 도형을 회전·반사·평행이동해도(이런 거리 보존 변환을 등거리변환이라 한다) 두 점 사이의 거리는 변하지 않는다 — 거리는 등거리변환의 불변량이다. 삼각형은 어떻게 돌려도 삼각형이다 — "도형의 종류"도 불변량이다. 카드를 아무리 섞어도 카드의 장수는 변하지 않는다. 1.8절의 $\mathbb{Z}/2\mathbb{Z}$ 작용에서 $|x|$(절댓값)는 불변량이다 — $x$와 $-x$의 절댓값이 같으므로.
불변량의 쓸모는 두 방향이다. 첫째, 구별: 두 대상의 불변량이 다르면 어떤 변환으로도 서로 옮겨 갈 수 없다(궤도가 다르다). 둘째, 본질의 추출: 변환으로 옮겨 다니는 것들은 "표기"이고 불변량이 "본질"이라는 관점 — 블로그가 "수의 본질은 고유한 값의 표기가 아니라 대칭상의 상대적 위치"(글 10, 23)라고 했을 때 저자는 정확히 이 관점을 밟고 있었다. 대칭의 중심 $C$가 특별한 이유도 이 언어로 말할 수 있다: 고정점은 "변환해도 변하지 않는 점", 즉 점 수준의 불변량이다.
이 관점을 "기하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전체로 확장하면 — 어떤 변환군을 허용하느냐가 곧 어떤 기하학을 하느냐를 결정한다는 프로그램이 나온다. 그것이 에를랑겐 프로그램이고, 2장의 출발점이다.
도구상자가 채워졌다. 동치류(1.1), 시계 산술(1.2), 대합(1.3), 군(1.4), 아벨/비아벨(1.5), 순환군과 생성자(1.6), 대칭군(1.7), 작용·궤도·고정점(1.8), 동형·자기동형(1.9), 불변량(1.10). 이제 장 첫머리의 약속 — 블로그의 네 문장에 표준 좌표 달기 — 을 이행한다.
번역 1 — 저자의 $f$는 대합이고 $\mathbb{Z}/2\mathbb{Z}$ 작용이다 정리
블로그의 최소 정의를 다시 소환하자: "$f(A)=B$이고 $f(B)=A$를 만족하며 그 변환에 의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대칭의 중심 $f(C)=C$"(글 1, 5). 도구상자를 통과한 지금, 이 문장은 한 줄씩 표준어로 읽힌다.
$f(A)=B$이고 $f(B)=A$ — 두 번 적용하면 제자리, 즉 $f$는 대합이다(1.3). 대합 하나의 존재는 곧 2원소 순환군 $\mathbb{Z}/2\mathbb{Z}$가 상태 집합에 작용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1.8). 그리고 그 작용의 궤도는 크기 2($\{A,B\}$) 아니면 크기 1(고정점 $C$)뿐임을 우리는 증명했다(1.8) — 블로그의 최소 정의는 $\mathbb{Z}/2\mathbb{Z}$ 작용의 궤도 구조를 정확히 다시 쓴 것이다 정리. 저자가 "쌍과 중심" 외의 제3의 배치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누락이 아니라 필연이었다 — 대합에게는 애초에 그 두 가지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수직선 위에서 이 $f$는 0을 중심으로 한 점반사 $f(x) = -x$다. 여기서 번역 1의 결정타가 나온다. 1.9절에서 손으로 증명한 정리 — $\mathrm{Aut}(\mathbb{Z},+) \cong \mathbb{Z}/2\mathbb{Z}$, 정수 덧셈 구조의 자기동형은 항등사상과 부정 딱 둘뿐 정리 — 를 이 문맥에 대면 이렇게 읽힌다. 저자가 고른 $f$는 임의의 선택이 아니라 정수 덧셈 구조가 허용하는 유일한 비자명 대칭이다. "수 체계의 출발점에 이 대칭을 놓겠다"는 직관은, 다른 선택지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사후 정당화된다.
이 패턴은 일회성이 아니다. 한 단계 위의 수 체계 — 실수를 복소수로 확장하는 자리 — 에서 똑같은 구조($i \leftrightarrow -i$를 맞바꾸는 켤레 대합과 그 고정 부분)가 반복되며, 그것이 글 21의 허수 직관을 보강한다. 다만 그 이야기에는 체와 갈루아 군이라는 2장의 언어가 필요하므로, 정확한 진술과 필수 한정어("$\mathbb{R}$을 고정하는"이라는 조건)는 2장에서 다룬다.
번역 2 — 반사가 덧셈을 낳는다: 무한 이면체군 $D_\infty$ 정리
블로그 구성의 다음 단계는 대칭에서 덧셈을 생성하는 것이었다. 반사라는 정적인 대칭에서 "+1"이라는 동적인 걸음이 나올 수 있는가? 표준 수학의 답: 나온다, 그리고 이 사실은 이미 이름까지 갖고 있다.
거울 두 장이 걸음을 만든다 — 마주 보는 두 거울 사이에 서 본 적이 있는가. 내 모습이 두 거울에 번갈아 비치며 무한히 늘어선다. 첫 거울에 비친 상은 뒤집혀 있지만, 그 상이 둘째 거울에 다시 비치면 방향이 돌아온다 — 뒤집힘 없이 일정 간격만큼 밀려난 나의 복사본. 반사를 두 번 합성하면 평행이동이 나오는 것이다. 경계: 이 비유가 문자 그대로 정확한 것은 1차원 직선 위(그리고 평행 거울) 이야기까지다. 평면의 일반 도형에서 두 반사의 합성은 평행이동이 아니라 회전이 될 수도 있다(정삼각형에서 $s_2 \circ s_1$은 회전이다).
직선 위에서 손으로 계산해 보자. 점 $a$를 중심으로 한 점반사 $r_a$는 $x$를 어디로 보내는가? $x$와 그 상의 중점이 $a$여야 하므로 $\frac{x + r_a(x)}{2} = a$, 풀면 $r_a(x) = 2a - x$다. 이제 두 반사를 합성한다:
$$r_b \circ r_a(x) = r_b(2a - x) = 2b - (2a - x) = x + 2(b-a).$$
말로 다시 읽기: $a$ 중심으로 뒤집고 이어서 $b$ 중심으로 뒤집으면, 결과는 뒤집힘이 아니라 두 중심 간격의 두 배만큼의 평행이동이다. 특히 $a = 0$, $b = \tfrac{1}{2}$를 대입하면 $r_{1/2} \circ r_0(x) = x + 2(\tfrac12 - 0) = x + 1$ — $0$ 중심 반사와 $\tfrac{1}{2}$ 중심 반사의 합성이 정확히 "+1" 연산이다 정리. 블로그가 원하던 "대칭에서 덧셈이 태어나는" 순간이, 두 줄짜리 중학교 계산으로 실현된다.
이 현상 전체를 담는 군에도 표준 이름이 있다. 정수 격자(직선 위에 정수 간격으로 찍힌 점들)를 자기 자신으로 보내는 등거리변환 전체의 군은 무한 이면체군(infinite dihedral group)
$$D_\infty \cong \mathbb{Z} \rtimes \mathbb{Z}/2\mathbb{Z} = \langle s, t \mid s^2 = t^2 = 1 \rangle$$
이다 정리. 말로 다시 읽기: 가운데 식의 $\rtimes$는 반직접곱이라 읽는데, 평행이동들의 군 $\mathbb{Z}$와 뒤집기의 군 $\mathbb{Z}/2\mathbb{Z}$를 "뒤집기가 평행이동의 방향을 바꾸는 방식으로" 엮었다는 뜻이다(정확한 일반 정의는 이 책의 범위 밖이고, 여기서는 이 한 사례만 쓴다). 오른쪽 식 $\langle s, t \mid s^2 = t^2 = 1 \rangle$은 군의 표시라는 표기법으로, "생성자는 $s$와 $t$ 둘이고, 강요되는 규칙은 $s^2 = t^2 = 1$(각각이 대합이라는 것)뿐인 군"이라고 읽는다. 즉 이 무한 군 전체가 반사(대합) 딱 두 개로 생성된다 — 1.6절의 생성 개념이 여기서 힘을 쓴다.
이 군 안에서 덧셈 체계가 어디 있는지도 정확히 짚을 수 있다. 반사 둘의 합성으로 나오는 평행이동들($\dots, -2, -1, 0, +1, +2, \dots$만큼 밀기)은 $D_\infty$ 안에서 그 자체로 군을 이룬다 — 이렇게 군 안에 들어 있으면서 자체로 군이 되는 부분집합을 부분군(subgroup)이라 한다. 이 평행이동 부분군은 $(\mathbb{Z}, +)$와 동형이고, $D_\infty$ 전체는 이 부분군과 같은 크기의 두 덩어리(평행이동들 + 반사들)로 정확히 덮인다 — 이를 "지수 2로 들어앉아 있다"고 표현한다. 덧셈 체계 $\mathbb{Z}$는 반사들의 군의 절반 크기 부품으로 내장되어 있는 것이다.
콕세터 군(Coxeter group) — "대합(반사) 몇 개로 생성되고, 관계식은 반사들끼리의 합성 규칙뿐인 군"의 일반 이론이 콕세터 군 이론이다. $D_\infty$는 그 가장 작은 무한 사례이고, 정삼각형의 대칭군(반사 $s_1, s_2$로 생성된다)은 가장 작은 비아벨 유한 사례다. 유한 콕세터 군의 완전한 분류가 알려져 있으며, 이 이론은 리 군·격자·정다면체 이론의 공통 뼈대다. 이 박스는 건너뛰어도 본문 이해에 지장 없다 — "블로그의 '반사에서 생성' 아이디어가 도달하는 일반 이론의 이름"만 기억하면 된다.
번역 3 — $-1+1=0$의 지위: 숨어 있던 공리 두 개 정리
이제 가장 미묘한 번역이다. 표준 공리계에서 $x + (-x) = 0$은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선언하는 것이다 — 군 공리 4번(역원의 존재)이 바로 그 선언이다(1.4). 블로그는 방향을 뒤집는다: 대칭 $f(x) = -x$의 존재를 원초에 놓고, 거기서 역원 관계 $-1+1=0$을 유도하려 한다. 공리를 정리로 강등시키려는 시도인 셈이다. 이 역전은 성립하는가?
성립한다 — 단, 공짜가 아니다. 구성을 정밀 검사하면 명시되지 않은 전제가 두 개 발견된다. 오해를 막기 위해 미리 말해 두면, 이것은 블로그 구성의 반박이 아니라 정식화 비용의 청구서다.
숨은 공리 1: 가환성. 블로그의 유도가 작동하려면 "부호 뒤집기가 덧셈 구조와 어울린다" — 즉 $f(x) = -x$가 자기동형이다(1.9절에서 확인한 $f(x+y) = f(x) + f(y)$) — 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성질은 당연하지 않다. 역원 사상 $x \mapsto x^{-1}$이 자기동형인 것은 아벨(가환) 군에서만이다 정리. 증명은 세 줄이다. 일반 군에서 합성의 역원은 순서가 뒤집힌다: $(g \ast h)^{-1} = h^{-1} \ast g^{-1}$ — 양말 신고 신발 신은 것을 되돌리려면 신발부터 벗어야 하는 것과 같다(이 비유는 "역연산은 적용 순서를 뒤집는다"는 점까지만 정확하다; 군에서는 이것이 공리들에서 증명되는 등식이다). 따라서 역원 사상 $f(g) = g^{-1}$에 대해 $f(g \ast h) = h^{-1} \ast g^{-1}$인데, 자기동형이려면 이것이 $f(g) \ast f(h) = g^{-1} \ast h^{-1}$과 모든 $g, h$에서 같아야 한다. 두 식이 항상 일치한다는 것은 곧 군이 가환이라는 것과 동치다. 실제로 비아벨 군인 정삼각형 대칭군에서는 1.5절의 계산($s_1 \circ \rho_{120} \neq \rho_{120} \circ s_1$)이 보여 주듯 순서가 어긋난다. 결론: 저자의 구성은 암묵적으로 가환성을 전제하며, 정식화 시 이를 공리로 명시해야 한다. 다행히 목표 체계인 정수 덧셈은 가환이므로 이 공리는 참으로 채워진다 — 비용은 "명시"이지 "포기"가 아니다.
숨은 공리 2: 자유 생성. 블로그의 출발점은 $\{-1, 0, +1\}$의 3상태였다. 그런데 이 세 상태만으로 덧셈을 닫으면 — $1+1$의 답도 이 셋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 무엇이 되는가? 1.2절에서 미리 계산해 두었다: $\mathbb{Z}/3\mathbb{Z}$에서 $1 + 1 = 2 \equiv -1 \pmod 3$. 즉 $\{-1,0,+1\}$ 세 상태만으로 덧셈을 닫으면 $1+1=-1$인 순환 체계 $\mathbb{Z}/3\mathbb{Z}$가 된다 정리 — 교과서 첫 장 수준의 표준 계산 사실이다. 세 칸짜리 시계인 셈이다. 이것은 그 자체로 멀쩡한 군이지만, 무한히 뻗어 나가는 수 체계를 원했던 블로그의 의도와는 다르다. 의도대로 $\mathbb{Z}$에 도달하려면 "$1+1$은 기존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상태 $2$를 만든다"는 조건 — '반복에 의한 자유 생성'을 공리로 추가해야 한다.
여기서 "자유"(free)라는 말의 어감을 잡아 두자. 레고 블록 하나를 아무 제약 없이 계속 쌓기만 하면, 높이가 다른 탑은 반드시 다른 탑이다 — 어떤 높이에서 갑자기 바닥으로 되돌아오는 규칙이 없다. 생성이 자유롭다는 것은 이렇게 강요된 관계식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비유의 경계: 레고 비유는 "다른 조립 과정 = 다른 결과물"까지만 포착하고, 일반적 정의는 대수 구조의 종류마다 정밀하게 다시 쓰인다). $1$이라는 블록 하나를 자유롭게 반복해 더하면 $1, 2, 3, \dots$ — 자연수가 나온다. 참고로 이 단계의 자연수 체계처럼 "합성과 항등원은 있지만 되돌리기는 없는" 체계를 모노이드(monoid)라 부른다 — 군에서 역원 공리만 뺀 것이다. 자유 생성이라는 개념은 3장에서 다시 주역이 된다: 곱셈의 세계에서 블록 노릇을 하는 원자가 바로 소수다.
정리하자. $\mathbb{Z}/3\mathbb{Z}$라는 세 칸 시계로 말려들지 않고 $\mathbb{Z}$로 가려면 자유 생성 공리가, $-1+1=0$을 대칭에서 유도하려면 가환성 공리가 필요하다. 두 공리를 명시하고 나면 블로그의 역전 — 대칭을 원초로 놓고 역원 관계를 도출하기 — 은 표준 수학 안에서 온전히 성립한다.
번역 4 — "수는 전이 흐름의 종착지 이름일 뿐": 토서
마지막 번역은 존재론이다. 블로그는 "수는 전이 흐름의 종착지 이름일 뿐"(글 10, 23)이라고 말한다. 수 자체에는 절대적 실체가 없고, 어디서 출발해 어떤 전이를 누적했는지의 기록만이 실재라는 것. 이 주장은 시적으로 들리지만, 표준 수학에는 이것을 문자 그대로 담는 개념이 준비되어 있다.
전압과 날짜 — 원점 없는 양들 — 회로에서 물리적 의미가 있는 것은 두 점 사이의 전위차뿐이다. "이 점의 전압은 절대적으로 5V"라는 말은 접지(기준점)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날짜도 같다: "오늘부터 100일 뒤"라는 차이는 확고하지만 "서기 2026년"이라는 절대 좌표는 원년을 어디에 선포했느냐의 관습이다. 부정적분의 $+C$도 마찬가지 — 도함수가 같은 원시함수들은 상수 차이만 있을 뿐 어느 하나가 "진짜"가 아니다. 경계: 이 비유는 "차이만 있고 절대값이 없는 구조"라는 성질까지만 포착한다. 토서의 정확한 정의에는 군 작용의 두 조건(아래의 존재와 유일성)이 필요하며, 그 일반론은 이 책의 범위 밖이다.
이런 상황의 공통 구조를 추리면: 상태들의 집합이 있고, 전이들의 군 $G$가 그 위에 작용하는데(1.8), 임의의 두 상태 $x_1, x_2$에 대해 $g \cdot x_1 = x_2$인 전이 $g$가 유일하게 존재하지만, 상태 자체에는 절대적 의미가 없다. 이런 집합을 $G$-토서(torsor)라 부른다. 별명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 "항등원을 잊어버린 군." 군에서는 항등원 $e$가 "여기가 원점"이라고 외치는 특별석이지만, 토서에서는 모든 좌석이 평등하다 — 남은 것은 좌석들 사이의 이동(전이)뿐이다. 시각의 집합은 "몇 시간 밀기" 군의 토서이고(0시가 특별하다는 것은 관습이다), 전압도 날짜도 원시함수들도 각각 평행이동 군의 토서다.
이제 블로그의 문장을 표준어로 옮길 수 있다. "수는 전이 흐름의 종착지 이름일 뿐"(글 10, 23)은 "상태 공간은 전이군의 토서"라는 명제로 정확히 정식화된다. 상태(수)에는 절대 좌표가 없고 전이(연산)의 누적만이 구조를 결정한다는 저자의 존재론이, 표준 수학의 기성 개념과 자구까지 일치하는 것이다.
그러면 저자가 $0$(무)을 대칭의 고정점으로 지목한 것은 무슨 의미였는가? 토서의 언어로 답이 나온다. 토서는 원점이 없어서 군이 아니지만, 어느 한 상태를 원점으로 지정하는 순간 군이 된다 — 모든 상태가 "원점에서 그 상태까지의 전이"와 일대일로 대응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한 일은 토서를 군으로 승격시키는 정준적 방법 — 대칭의 고정점을 원점으로 삼기 — 에 해당한다. 여기서 '정준적(canonical)'이란 임의의 추가 선택 없이 구조 자체가 지목해 주는 표준적인 방식이라는 뜻이다. $0$은 부호 뒤집기 대칭의 유일한 고정점이었으므로(1.8), "무를 원점으로"라는 선택 역시 임의가 아니라 대칭이 지목해 준 것이다.
한 가지를 분명히 해 두자. 번역 1~3과 달리 이 번역 4에는 정리 배지를 붙이지 않았다. 여기서 일어난 일은 새로운 수학적 사실의 증명이 아니라 정식화 — 블로그의 철학적 문장과 표준 개념 사이의 정확한 동일시 — 이기 때문이다. 그 동일시가 정확하다는 것이 이 절의 내용이고, 그 이상의 판정(참/거짓, 증명/미증명)이 붙을 성격의 명제가 아니다.
무엇이 증명되었고, 무엇이 열려 있는가
이 장에서 사용한 명제들의 지위를 결산한다. 눈높이를 낮추는 과정에서 배지가 흐려지지 않았는지, 여기서 한 번에 점검할 수 있다.
이 장의 명제는 전부 확정된 수학이다 —
- 정리 대합 하나의 존재 = $\mathbb{Z}/2\mathbb{Z}$ 작용 하나의 존재이고, 그 궤도는 크기 2($\{A,B\}$) 아니면 크기 1(고정점 $C$)뿐이다. (번역 1)
- 정리 $\mathrm{Aut}(\mathbb{Z},+) \cong \mathbb{Z}/2\mathbb{Z}$ — 정수 덧셈 구조의 자기동형은 항등사상과 부정($x \mapsto -x$) 딱 둘뿐. 따라서 저자의 $f$는 정수 덧셈 구조가 허용하는 유일한 비자명 대칭이다. (번역 1; 1.9절에서 손 증명 완료)
- 정리 $r_b \circ r_a(x) = x + 2(b-a)$ — 반사 두 개의 합성은 평행이동이며, 정수 격자의 등거리군은 무한 이면체군 $D_\infty \cong \mathbb{Z} \rtimes \mathbb{Z}/2\mathbb{Z} = \langle s,t \mid s^2 = t^2 = 1 \rangle$이다. (번역 2)
- 정리 역원 사상 $x \mapsto x^{-1}$이 자기동형인 것은 아벨(가환) 군에서만이다 — 그러므로 블로그의 구성은 가환성을 공리로 명시해야 한다. (번역 3, 교정 1)
- 정리 $\{-1,0,+1\}$ 세 상태만으로 덧셈을 닫으면 $\mathbb{Z}/3\mathbb{Z}$($1+1=-1$)가 된다(교과서 첫 장 수준의 표준 계산 사실) — 무한 확장 의도를 살리려면 '반복에 의한 자유 생성'을 공리로 추가해 $\mathbb{Z}$로 가야 한다. (번역 3, 교정 2)
- [배지 없음 — 정식화] "상태 공간은 전이군의 토서", 그리고 0을 고정점으로 지목한 것은 토서를 군으로 승격시키는 정준적 방법에 해당한다는 번역. 새 수학적 주장이 아니라 표준 개념과의 동일시다. (번역 4)
이 장에는 미해결 문제가 등장하지 않았다 — 도구상자의 내용물은 전부 19세기~20세기 초에 완성된, 증명이 끝난 수학이다. 열린 것들은 이 도구를 들고 나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수학 전체를 대칭으로 기술한다"는 프레임이 어디까지 정립되었고 어디부터 미해결 추측(랭글랜즈 프로그램)인지, 그리고 대칭이 수학의 유일한 문법인지는 2장의 "무엇이 증명되었고, 무엇이 열려 있는가"에서 결산한다.
1장 요약
- 동치관계와 동치류(1.1)는 "같다고 치자"의 공식화다. 정수를 나머지로 묶으면 시계 산술 $\mathbb{Z}/n\mathbb{Z}$와 합동 기호 $\equiv$가 나온다(1.2).
- 군은 되돌릴 수 있는 변환들의 모음과 그 합성 규칙이다 — 공리는 닫힘·결합·항등원·역원 넷(1.4). 순서 교환까지 되면 아벨 군(1.5), 부품 하나로 전체가 생성되면 순환군(1.6), $n$개를 섞는 모든 방법의 군이 대칭군 $S_n$(1.7)이다. 정삼각형의 대칭 6개는 $S_3$와 동형이다.
- 군은 집합에 작용하고, 집합은 궤도들로 쪼개지며, 움직이지 않는 점이 고정점이다(1.8). 구조를 지키는 가역 변환이 자기동형, 그 전체가 $\mathrm{Aut}$라는 군이다(1.9). 변환이 바꾸지 못하는 양이 불변량이다(1.10).
- 번역 1 정리: 블로그의 $f$는 대합 = $\mathbb{Z}/2\mathbb{Z}$ 작용이고, 궤도 구조(쌍 $\{A,B\}$와 중심 $C$)까지 정확히 일치한다. $\mathrm{Aut}(\mathbb{Z},+) \cong \mathbb{Z}/2\mathbb{Z}$이므로 그 $f$는 정수 덧셈이 허용하는 유일한 비자명 대칭 — 블로그의 선택은 사후 정당화된다.
- 번역 2 정리: 반사 둘의 합성은 평행이동($r_b \circ r_a(x) = x+2(b-a)$)이고, "반사에서 덧셈을 생성한다"는 무한 이면체군 $D_\infty$로 이미 정식화되어 있다 — 덧셈 체계 $\mathbb{Z}$는 그 안에 지수 2의 부분군으로 들어앉아 있다.
- 번역 3 정리: $-1+1=0$의 대칭적 유도에는 공리 두 개가 숨어 있다 — 역원 사상이 자기동형이려면 가환성이 필요하고, 3상태 순환 체계 $\mathbb{Z}/3\mathbb{Z}$로 말려들지 않으려면 자유 생성이 필요하다. 명시하면 구성은 성립한다.
- 번역 4 (정식화): "수는 전이 흐름의 종착지 이름일 뿐"은 "상태 공간은 전이군의 토서(항등원을 잊은 군)"로 정확히 정식화되고, 0을 고정점으로 지목한 것은 토서를 군으로 승격시키는 정준적 원점 지정이다.
- 이 장의 수학적 명제는 전부 정리이고, 번역 4는 참/거짓 판정 대상이 아닌 정식화(배지 없음)다. 열린 문제의 경계선은 2장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