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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 랜덤에서 질서로

이 장에서 배우는 것 — 블로그의 창발 서사, 즉 "가장 무질서한 상태에서 기억·규칙·대칭이 차례로 부여되며 시간과 수 체계가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화살표 하나하나 뜯어서 판정한다. 무질서를 재는 자(엔트로피)를 손에 넣고, "무리수 = 랜덤"이라는 직관이 정규수 이론에서 어떻게 정밀하게 교체되는지, 그리고 "랜덤이 질서를 그린다"는 서사가 어디서 문자 그대로 증명된 정리가 되는지를 본다. 이 장은 3장(콜모고로프 복잡도), 4장(켤레·시프트), 5장(라도 그래프), 6장(튜링 기계)의 도구를 모두 회수해서 쓰는 종합 챕터다.

들어가며 — 주사위가 그림을 그린다

종이에 정삼각형의 꼭짓점 세 개를 찍는다. 아무 데나 시작점을 하나 찍고, 주사위를 굴려 꼭짓점 하나를 고른 뒤, 지금 있는 점과 그 꼭짓점의 중점으로 이동해 점을 찍는다. 이것을 수천 번 반복한다. 매 걸음이 순전히 주사위 — 완전한 랜덤 — 로 결정되니, 종이는 무의미한 얼룩으로 덮여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얼룩이 아니라,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이라는 정밀한 자기 닮음 도형이다. 랜덤이 질서를 그린 것이다. 이 장의 끝에서 우리는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 증명된 정리임을 보게 된다.

블로그 정보수학의 저자는 글 8과 18에서 하나의 창발 서사를 세운다. 출발점은 "무한한 상태들의 집합 + 모든 변환 경로 존재 + 경로의 랜덤 선택 + 상태의 무기억"이라는 가장 무질서한 상태다(글 8, 18). 여기에 기억이 부여되면 시간이 탄생하고, 규칙이 부여되면 역변환이 가능해지고, 대칭이 부여되면 수 체계가 창발한다 — 무질서에서 수학이 자라나는 4단계 이야기다. 여기에 두 갈래가 합류한다. 글 6의 "무리수와 랜덤 stream의 등가 원칙"(π의 2진 전개는 0과 1이 순환 없이 같은 빈도로 나타난다는 직관), 그리고 글 17·20의 "단순 규칙의 극단적 반복이 자기 닮음과 창발을 낳는다"는 관찰이다.

이 장에서 할 일은 이 서사를 통째로 승인하거나 기각하는 것이 아니다. 표준 수학의 판정은 화살표별로 갈린다: 어떤 화살표는 문자 그대로 정리이고(정리), 어떤 화살표는 인과의 방향이 표준 물리와 반대이며(유추), 어떤 화살표는 그대로는 거짓이지만 한 단어를 보태면 정리로 승격된다. 쉽게 쓴 책일수록 이런 판정을 뭉뚱그리기 쉽다 — 이 장은 반대로, 판정의 경계선을 서사의 뼈대로 삼는다.

이 질문은 한 번에 생기지 않았다. 수의 자릿수, 계산 가능한 검정, 카오스의 보편성, 랜덤 반복의 끌개라는 서로 다른 문제들이 차례로 “랜덤을 누가, 어떤 도구로 판정하는가?”라는 질문을 키웠다. 아래 표는 그 계보를 네 걸음으로만 압축한다.

이어받은 질문인물·시기새 도구정립된 결과와 현재 지위다음 질문
거의 모든 수의 자릿수는 고르게 나타나는가?보렐 → Faber·Hausdorff(1909~1914)측도와 정규수정리 거의 모든 실수는 절대 정규수다. 보렐의 원 증명과 후대의 보완 기여는 구분해야 한다.$\pi,e,\sqrt2$처럼 이름 붙은 상수도 정규인가?
어떤 계산적 관찰자에게 랜덤인가?마틴뢰프 → Schnorr·Stimm(1960~1970년대)효과적 검정과 유한 상태 도박정리 알고리즘 랜덤성과 유한 상태 랜덤성은 서로 다른 강도의 판정 체계를 이룬다.관찰자의 계산 능력을 바꾸면 경계가 어떻게 이동하는가?
카오스의 보편 상수는 왜 나타나는가?파이겐바움 → Coullet·Tresser → Campanino·Epstein·Lanford(1970~1980년대)재규격화 고정점과 컴퓨터 보조 증명정리 고정점의 존재와 보편성 증명의 기여를 분리해 귀속할 수 있다. 범위는 특정한 매끄러운 단봉 사상족이다.더 넓은 함수족에서는 어떤 보편성이 남는가?
랜덤 반복이 유일한 질서를 그릴 수 있는가?Hutchinson → Elton(1981~1987)반복함수계와 확률적 반복정리 축소 사상족의 유일 끌개와 카오스 게임의 거의 확실한 수렴이 성립한다.랜덤 프랙탈과 결정론적 자기 닮음의 경계는 무엇인가?

무질서를 재는 자 — 엔트로피

판정을 시작하기 전에 도구가 하나 필요하다. "가장 무질서한 상태"라고 말하려면 먼저 무질서를 재는 자가 있어야 한다. 그 자가 섀넌 엔트로피(Shannon entropy)다.

준비물부터. 확률과정(stochastic process)이란 시간에 따라 상태가 확률적으로 바뀌어 가는 것의 수학적 모형이다 — 매 시각 상태 하나가 뽑히는, 프롤로그의 상태-전이 그림에 확률을 입힌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중 통계적 성질(각 상태가 나올 확률, 연이어 나올 확률 등)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과정을 정상(stationary) 과정이라 부른다. 기억의 등급도 이 언어로 말할 수 있다: 직전 상태 기억하고 다음 걸음을 정하는 과정이 마르코프(Markov) 과정, 아예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매번 똑같은 분포에서 독립적으로 뽑는 과정이 i.i.d.(independent and identically distributed — 독립이며 같은 분포) 과정이다. 저자가 말한 '상태의 무기억'은 마르코프 성질의 극한(0단계 기억), 즉 i.i.d.에 해당한다.

비유

비유 | 엔트로피는 스무고개다 — 어떤 확률적 결과의 엔트로피는 "예/아니오 질문을 평균 몇 번 던져야 그 결과를 알아맞힐 수 있는가"다. 공정한 동전 한 번이면 질문 1번(1비트), 공정한 동전 10번이면 질문 10번(10비트). 반면 앞면이 99% 나오는 찌그러진 동전은 거의 물어볼 것도 없다 — 불확실성이 작으니 엔트로피도 작다. 경계: 이 비유는 질문을 가장 영리하게 설계했을 때의 평균 횟수까지만 정확하다. 엔트로피가 정수가 아닐 수 있다는 점(질문 0.08번?)은 여러 결과를 묶어 물을 때의 평균으로 이해해야 한다.

개념

개념 | 섀넌 엔트로피 — 상태 $1,\dots,n$이 각각 확률 $p_1,\dots,p_n$으로 나오는 확률적 선택의 엔트로피는

$$H = -\sum_{i=1}^{n} p_i \log_2 p_i$$

이다(단위: 비트). 말로 읽으면: 각 상태의 "놀라움" $-\log_2 p_i$(확률이 작을수록 놀랍다)를 확률로 가중평균한 것. 공정한 동전은 $H = -\tfrac12\log_2\tfrac12 - \tfrac12\log_2\tfrac12 = 1$비트, 앞면 확률 0.99인 동전은 $H \approx 0.08$비트다. 이 식이 왜 이 꼴이어야 하는지의 유도는 생략한다(정보이론 교과서의 몫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결과다: 상태가 $n$개일 때 엔트로피를 최대로 만드는 분포는 균등분포이고, 그 최댓값은 $\log_2 n$비트다. 확률과정에 대해서는 엔트로피율(entropy rate) — 한 걸음당 평균적으로 쏟아지는 새 정보량 — 을 쓴다. (로그의 밑을 2 대신 $e$로 잡으면 단위가 비트에서 나트로 바뀔 뿐 내용은 같다. 이 책의 관례상 밑 2는 항상 $\log_2$로 명시한다.)

이제 자를 손에 넣었다. 판정을 시작하자.

1단계 판정 — '가장 무질서한 상태'는 유한 세계에서 정리다

첫 화살표의 판정: 정리, 단 유한에서.

상태 집합이 유한($|S| = n$)일 때, 섀넌 엔트로피를 최대화하는 분포는 균등분포다. 그리고 정상 확률과정의 엔트로피율 최댓값 $\log n$(자연로그 기준 — 비트 단위로는 $\log_2 n$)은 i.i.d. 균등 과정 — 매 단계 과거와 무관하게(무기억) 모든 상태로 같은 확률로 점프하는 과정 — 에서 달성된다(Cover–Thomas). 이것은 저자가 글 8에서 그린 "모든 경로가 열려 있고, 경로 선택이 랜덤이고, 상태가 무기억인" 그림과 정확히 같은 것이다. 다시 말해 저자의 '가장 무질서한 상태'는 유한 상태 세계에서 애매한 은유가 아니라, "엔트로피율을 최대화하는 유일한 과정"이라는 정식 좌표를 갖는다 정리.

여기서 잠깐 — 왜 이것이 반가운 소식인지 짚고 가자. 어떤 직관적 개념이 "정확히 하나의 수학적 대상을 지목한다"는 것은 그 직관이 잘 만들어졌다는 최고의 증거다. '가장 무질서함'을 어떻게 정의하든 결과가 이리저리 흔들린다면 그 개념은 쓸모가 없다. 그런데 엔트로피라는 자를 들이대면 답이 하나로 떨어진다.

그러나 저자의 문장에는 '유한'이 아니라 "무한한 상태들의 집합"이 들어 있다. 그리고 바로 거기서 사고가 난다: 가산 무한 집합 위에는 균등 확률분포가 존재하지 않는다 정리. 증명은 두 줄짜리 귀류법이고, 독자가 직접 손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제

예제 | 자연수 전체에 공정한 복권은 없다 — 자연수 집합 $\{1, 2, 3, \dots\}$ 위에 균등분포가 있다고 하자. 균등하므로 모든 수의 당첨 확률은 같은 값 $p$다. 전체 확률의 합은 1이어야 한다.

  • 만약 $p > 0$이면: 합 $p + p + p + \cdots$는 발산한다(아무리 작은 양수라도 무한 번 더하면 무한대). 1이 아니다 — 모순.
  • 만약 $p = 0$이면: 합은 $0 + 0 + 0 + \cdots = 0$. 역시 1이 아니다 — 모순.

따라서 그런 분포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자연수가 똑같이 나올 수 있는 랜덤 추첨"이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는 정의조차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저자의 서사는 무한에서 무너지는가? 아니다 — 표준 수학에는 이것을 구제하는 방법이 이미 있고, 그 방법이 오히려 서사를 강화한다. 요령은 상태를 랜덤화하지 말고 관계(변)를 랜덤화하는 것이다. 무한히 많은 점 자체에 균등 확률을 주는 대신, 점들 사이를 잇는 각 변의 유무를 독립인 동전 던지기로 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5장에서 만난 라도 그래프 정리가 나온다: 무한에서 랜덤 구성은 확률 1로 같은 동형류에 들어가고, 그 구조는 확장 성질과 울트라호모지니티를 갖는다(→ 5장). 비교 기준 없는 최상급 표현이 아니라, 유한 부분 사이의 모든 동형이 전체 자기동형으로 늘어난다는 정확한 성질이다. 이 재정식화는 저자의 결론("랜덤에서 대칭이 나온다")을 정리 수준으로 오히려 강화한다 — "가장 무질서한 상태"의 정의만 무한에 맞게 갈아 끼우면, 무질서 → 대칭의 화살표는 은유가 아니라 증명된 사실이 된다.

2단계 판정 — '기억 → 시간'은 인과의 화살이 거꾸로다

두 번째 화살표 "기억이 부여되면 시간이 탄생한다"의 판정: 유추 — 부분적으로 접속하지만, 표준 물리의 그림과는 인과 방향이 반대다.

먼저 표준 그림을 요약하자. 미시 물리 법칙 — 뉴턴·해밀턴 역학, 그리고 측정을 제외한 양자역학 — 은 시간 반전 대칭적이다. 즉 법칙 자체에는 과거와 미래의 구분이 없다. 두 입자가 충돌하는 동영상은 거꾸로 돌려도 완벽하게 합법적인 물리다. 그런데 거시 세계는 명백히 비대칭이다: 유리컵은 깨지지만 조각들이 저절로 붙지 않는다. 이 거시적 비가역성은 법칙이 아니라 통계에서 창발한다 — 깨진 상태의 경우의 수가 붙은 상태의 경우의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비유

비유 | 동영상 거꾸로 재생 판별기 — 시간의 화살이란 "이 동영상이 정방향인지 역방향인지 판별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컵이 깨지는 영상은 즉시 판별된다. 그러나 진공 속 두 입자의 탄성 충돌 영상은 판별 불가능하다. 경계: "미시 법칙 수준에서는 판별 불가"가 표준 그림이라는 것까지가 이 비유의 유효 범위다. 실제 우주에서 판별이 가능한 이유(경계 조건)는 본문에서 따로 설명해야 하며, 비유 자체는 그 이유를 담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시간의 화살은 궁극적으로 어디서 오는가? 표준 설명에서 화살의 원천은 동역학(법칙)이 아니라 경계 조건이다: 우주가 초기에 극히 낮은 엔트로피 상태에 있었다는 가정 — 이를 Past Hypothesis(과거 가설)라고 부른다. 낮은 데서 출발했기에 엔트로피는 (통계적으로) 오를 일만 남았고, 그 오르막이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방향이다. 그리고 "기록은 항상 과거의 기록"이라는 인식적 시간 화살 — 우리가 미래는 기억하지 못하고 과거만 기억한다는 사실 — 은 기억·기록의 형성이 열역학 제2법칙(고립계의 엔트로피는 줄지 않는다)에 묶여 있다는 것으로 설명된다(Albert; Wolpert–Kipper 2024). 기록을 새기는 일 자체가 엔트로피를 지불해야 하는 물리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제 판정을 내릴 수 있다. 표준 그림에서는 기억이 시간 비대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 비대칭(엔트로피 구배, 즉 낮은 데서 높은 데로의 기울기)이 기억을 가능하게 한다 — 저자의 인과 순서와 반대다. 화살표의 두 끝은 옳게 짚었지만, 화살촉이 반대쪽에 달려 있는 셈이다.

다만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는 않는다. 라이프니츠 전통의 관계론적 시간론 — 시간이란 독립된 배경이 아니라 사건들 사이의 순서 관계 그 자체라는 입장 — 과 그 현대적 후예인 인과 집합 이론에서는, "순서가 곧 시간"이라는 저자의 직관과 형식적으로 공명한다. 그러나 이 층위에서 저자의 주장은 물리 이론이 아니라 시간의 관계론적 정의라는 하나의 철학적 입장이다. 그래서 이 화살표의 배지는 유추다: 증명된 함의는 없고, 표준 물리와는 방향이 어긋나며, 철학의 한 진영과는 언어가 통한다. 이 대비 자체 — 같은 직관이 물리에서는 뒤집히고 철학에서는 공명한다는 것 — 가 이 장에서 가장 곱씹을 만한 대목이다.

3단계 판정 — '규칙 → 역변환'은 대칭을 더해야 참이 된다

세 번째 화살표 "규칙이 부여되면 역변환이 가능해진다"의 판정: 그대로는 거짓이고, '규칙+대칭'으로 강화하면 정리다.

핵심 문장부터: 결정론은 가역성을 함의하지 않는다. 완벽한 규칙을 갖고 있어도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는 시스템이 있다. 반례가 이 장의 주인공 두 사상이다. 배가 사상(doubling map)

$$D(x) = 2x \bmod 1$$

은 구간 $[0,1)$의 수를 두 배 한 뒤 정수 부분을 버리는 사상이고*, 로지스틱 사상

$$L_4(x) = 4x(1-x)$$

는 포물선 하나로 쓰이는 사상이다. 둘 다 닫힌 식 하나짜리 완전한 규칙이다 — 그런데 둘 다 2-대-1이다. $L_4$는 $L_4(x) = L_4(1-x)$이므로 예컨대 $L_4(0.3) = L_4(0.7) = 0.84$: 현재값 $0.84$만 보고는 과거가 $0.3$이었는지 $0.7$이었는지 알 수 없다. 규칙은 완벽하지만 역변환은 없다.

* 원문 리포트와 동역학 문헌에서는 배가 사상을 $T$로도 쓴다. 이 책에서는 4장의 콜라츠 사상 $T$와의 충돌을 피해 $D$로 표기한다.

배가 사상 쪽이 더 투명하다. $x$를 2진법으로 쓰면 $D$는 소수점 아래 2진 자릿수를 한 칸씩 왼쪽으로 밀어 읽는 기계다 — 맨 앞 자릿수는 소수점 왼쪽으로 밀려나 $\bmod 1$에 의해 버려진다. 손으로 세 걸음 밟아 보자.

예제

예제 | 배가 사상 세 걸음 — 한 걸음마다 1비트가 사라진다 — $x_0 = 0.8125 = 0.1101_2$ (2진 전개)에서 출발한다.

  • $D(x_0) = 1.625 \bmod 1 = 0.625 = 0.101_2$ — 맨 앞 비트 $1$이 버려졌다.
  • $D(x_1) = 1.25 \bmod 1 = 0.25 = 0.01_2$ — 또 맨 앞 비트 $1$이 버려졌다.
  • $D(x_2) = 0.5 = 0.1_2$ — 이번에 버려진 비트는 $0$ (두 배 해도 1을 안 넘었으므로).

한 걸음마다 정확히 과거 1비트가 소멸한다. 실제로 $0.625$의 원상(preimage)은 $0.3125 = 0.0101_2$와 $0.8125 = 0.1101_2$ 둘이다 — 잃어버린 것은 정확히 "맨 앞 비트가 0이었나 1이었나"라는 1비트다.

매 반복 1비트씩 과거 정보를 잃으며, 바로 그 정보 손실이 카오스의 원천이다 — 이 문장은 뒤에서(글 17·20 판정) 방향을 뒤집어 다시 등장하니 기억해 두자.

그렇다면 가역성이 성립하는 정확한 조건은 무엇인가? 변환이 전단사(일대일 대응, → 5장)라는 것, 대수의 언어로는 변환들이 군을 이룬다(→ 1장)는 것이다. 군의 공리에는 역원의 존재가 들어 있다 — 즉 "되돌릴 수 있음"은 규칙성이 아니라 군 구조, 곧 대칭의 정의 그 자체에 새겨져 있는 성질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반전이 있다. 1장에서 본 저자의 대칭 최소 정의는 대합 — 두 번 하면 원위치, $f^2 = \mathrm{id}$ — 이었다(→ 1장). 대합은 자기 자신이 자기의 역원이므로, 저자의 대칭 개념은 역원의 존재를 이미 정의 안에 심어 두었다. 즉 이것은 서사의 오류가 아니라 단계 구분의 재배치 문제다: 역변환은 3단계(규칙)가 아니라 4단계(대칭)의 산물이다. 화살표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한 칸 오른쪽으로 옮기면, 서사는 다시 참이 된다 정리.

글 6의 '등가 원칙' — 무리수는 랜덤인가, 정규수 이론의 4중 판정

이제 서사의 곁가지이자 글 6의 핵심 질문으로 간다: "무리수의 전개는 랜덤 stream과 같은가? π의 2진 전개에서 0과 1은 정말 같은 빈도로 나오는가?" 이 직관을 표준 수학에서 정밀하게 다루는 도구가 정규수(normal number) 이론이고, 판정은 넷으로 갈라진다.

개념

개념 | 정규수, 절대 정규수 — 실수가 밑 $b$에서 정규(normal)라는 것은, 그 밑 $b$ 전개에서 길이 $k$의 모든 자릿수 블록이 빈도 $b^{-k}$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 모든 길이 $k$에 대해서. 예컨대 밑 10에서 정규라면 각 숫자 $0\sim9$는 빈도 $1/10$로(길이 1 블록), $37$이나 $00$ 같은 두 자리 블록은 각각 빈도 $1/100$로(길이 2 블록), 세 자리 블록은 $1/1000$로 … 나타나야 한다. 길이 1 블록만 균등한 경우는 단순 정규(simply normal)라 부른다 — 훨씬 약한 조건이다. 모든 밑 $b = 2, 3, 4, \dots$에서 정규이면 절대 정규(absolutely normal)다. 요컨대 정규성은 "전개가 공정한 주사위 던지기와 같은 블록 통계를 갖는다"의 정확한 정식화다.

옳은 부분 정리. 보렐의 정리(1909; 원 증명의 결함은 Faber 1910과 Hausdorff 1914가 보완): 거의 모든 실수는 절대 정규수다. 여기서 "거의 모든"은 "구간에서 아무 실수나 균등 랜덤하게 뽑으면 확률 1로"라는 뜻이다(이 '확률 1/측도 1'의 정확한 정식화가 르베그 측도인데, 그 일반론은 이 장 끝의 "더 깊이" 박스로 미룬다). 즉 "아무 실수나 랜덤하게 뽑으면 확률 1로 그 전개는 공정한 동전 던지기와 같은 블록 통계를 갖는다." 저자의 직관은 이 '측도 1' 층위에서 정확히 구제된다 — 전형적인 실수에 대해서는 등가 원칙이 참이다.

틀린 부분 1 정리: 무리수 ⇏ 정규수. 비주기성과 통계적 균등성은 다른 개념이다. 반례를 직접 만들어 보자.

예제

예제 | 무리수인데 1이 거의 안 나오는 수 — $x = 0.1\,01\,001\,0001\,00001\dots$ (1 뒤에 붙는 0이 하나씩 늘어난다)를 보자. 전개가 주기적이지 않으므로(0의 블록이 계속 길어지니 같은 패턴이 반복될 수 없다) $x$는 무리수다. 그런데 1의 빈도를 세어 보면: $m$번째 1은 $1+2+\cdots+m = \frac{m(m+1)}{2}$번째 자리에 있으므로, 처음 $n$자리 안의 1의 개수는 대략 $\sqrt{2n}$개다. 빈도는 $\sqrt{2n}/n \to 0$. 처음 15자리에는 1이 5개(빈도 $1/3$), 처음 55자리에는 10개(빈도 $\approx 0.18$), … 이렇게 0으로 짜부라진다. 무리수이지만 밑 2에서 정규가 아니다 — 단순 정규조차 아니다.

리우빌 상수 $\sum_{k=1}^{\infty} 10^{-k!} = 0.110001000\dots$(1이 $1, 2, 6, 24, \dots$번째 자리에만 등장)도 마찬가지다: 무리수 — 심지어 초월수(어떤 정수 계수 다항식의 근도 되지 않는 수) — 이지만 정규가 아니다.

틀린 부분 2 추측: π의 정규성은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글 6의 열린 질문에 대한 공식 답변이므로, 박스로 격상해 둔다.

경계

경계 | π는 정규인가 — 미해결 — π가 밑 2에서(또는 임의의 밑에서) 정규인지는 — 단순 정규인지조차 — 증명되어 있지 않다 추측. $e$, $\sqrt{2}$, $\log 2$도 마찬가지다. 수치 실험(수조 자리까지의 통계)은 정규성을 지지하지만, 지지와 증명은 다르다 — 사실로 단정하면 안 된다. 글 6의 질문 "π의 0/1 빈도가 실제로 같은가"에 대한 정직한 답: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답이라는 사실 자체가, 전할 가치가 있는 정보다.

틀린 부분 3 정리: 정규수 ⇏ 랜덤. 챔퍼나운 수 $0.123456789101112\dots$(자연수를 순서대로 이어 붙인 수)는 밑 10에서 정규임이 증명되어 있다. 그런데 이 수는 자명한 알고리즘으로 생성되는, 뻔히 계산 가능한 수다 — 블록 통계는 완벽하게 랜덤스럽지만 그 무엇도 랜덤하지 않다. 게다가 정규성은 밑에도 의존한다: Cassels(1959)는 칸토어 집합(구간 $[0,1]$에서 가운데 1/3을 무한히 반복해 파낸 프랙탈 집합)의 거의 모든 원소가 3의 거듭제곱이 아닌 모든 밑에서 정규지만 밑 3에서는 정규가 아님을 보였고, Schmidt(1960/61)는 어느 밑 집합에서 정규일지를 (곱셈적 의존성에 닫힌 범위에서 — 밑 2와 4, 8처럼 서로 거듭제곱으로 얽힌 밑들은 운명을 같이한다는 제약 안에서) 임의로 처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수는 랜덤하다"라고 밑도 관찰자도 없이 말하는 것은, 이미 이 지점에서 금이 가기 시작한다.

랜덤의 체급표 — 랜덤성은 관찰자에 상대적이다

그러면 '진짜 랜덤한 무한 열'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인가? 6장에서 튜링 기계를 손에 넣은 지금, 답할 수 있다.

개념

개념 | 마틴뢰프 랜덤성 — 무한 이진열이 마틴뢰프 랜덤(Martin-Löf random, ML-랜덤)이라는 것은 다음 세 조건과 같고, 세 조건이 서로 동치라는 것이 Levin–Schnorr 정리다 정리:

  1. 알고리즘으로 실행 가능한("효과적") 모든 통계 검정을 통과한다.
  2. 압축 불가능하다: 처음 $n$비트의 콜모고로프 복잡도(→ 3장에서 설명한, "그것을 출력하는 가장 짧은 프로그램의 길이" $K$의 기술적 변형인 접두사 버전)가 $K(x_1 \dots x_n) \ge n - O(1)$, 즉 상수 차이를 무시하면 자기 길이만큼 크다.
  3. 어떤 효과적 도박 전략도 이 열에 베팅해서 이길 수 없다.

세 동치의 증명은 이 책 범위 밖이다 — "검정 통과 = 압축 불가 = 도박 필패"라는 세 얼굴이 하나의 개념으로 수렴한다는 결과만 가져간다.

ML-랜덤이면 절대 정규다. 그러나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 방금 본 챔퍼나운 수처럼, 정규이면서 전혀 랜덤하지 않은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π에 대한 중요한 구분이 나온다: π는 계산 가능하므로(→ 5장) 확실히 ML-랜덤이 아니다. π 전체를 출력하는 유한한 프로그램이 존재하니, 처음 $n$자리는 $n$비트보다 훨씬 짧게 압축된다 — 조건 2 위반. 즉 π에 대해 열려 있는 것은 정규성이지 랜덤성이 아니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π는 랜덤인가"라는 질문에는 이미 답이 있고(아니다 정리), "π는 정규인가"라는 질문에는 답이 없다(추측, 위의 status 박스).

그런데 저자의 '등가 원칙'을 가장 우아하게 구제하는 정리가 따로 있다. Schnorr–Stimm(1972): $x$가 밑 $b$에서 정규 ⟺ 어떤 유한 상태 도박꾼 — 유한 개의 내부 상태만 갖는 기계, 말하자면 튜링 기계(→ 6장)에서 무한 테이프를 떼어낸 것 — 도 $x$에 베팅해 이기지 못한다 ⟺ 어떤 정보 무손실 유한 상태 압축기로도 $x$는 압축되지 않는다. 말로 다시 읽으면: 정규성이란 '유한한 기억을 가진 관찰자에게 랜덤과 구별 불가능함'이고, ML-랜덤성은 '튜링 기계 수준의 관찰자에게도 구별 불가능함'이다. 랜덤성은 절대 개념이 아니라 관찰자의 계산 능력에 상대적인 위계를 이룬다 정리.

비유

비유 | 관찰자 체급표 — 랜덤함은 복싱 체급 같은 것이다. 챔퍼나운 수는 플라이급(유한 상태 관찰자)을 상대로는 랜덤처럼 보이지만 — 아니, 정확히는 플라이급도 이긴다(정규니까) — 헤비급(튜링 기계)에게는 뻔히 읽히는 수다. ML-랜덤 열은 헤비급에게도 읽히지 않는다. 경계: 이 '체급'은 물리적 장치의 성능이 아니라 검정 능력의 포함 관계다 — 유한 상태 기계가 할 수 있는 검정은 튜링 기계가 전부 할 수 있으므로 위계가 생기는 것이지, 하드웨어가 좋고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결과가 왜 저자에게 각별한지 보자. 정보수학 블로그의 일관된 프레임은 수학을 상태-전이 기계로 읽는 것이었다(글 2, 19, 25). 그런데 랜덤성의 표준 이론이 도달한 최종 형태가 정확히 그 언어 — "어떤 상태 기계가 관찰하느냐에 따라 랜덤함이 달라진다" — 로 쓰여 있다. 저자의 등가 원칙은 기각되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를 명시하는 위계로 정밀하게 교체된다:

주기(유리수) → 비주기(무리수) → 정규(유한 상태 랜덤) → ML-랜덤(알고리즘적 랜덤)

단, 첫 화살표만은 성격이 다르다 — 포함이 아니라 이분(二分)이다: 전개가 주기적이면 유리수, 아니면 무리수, 둘 중 하나이고 두 집합이 실수 전체를 나눠 갖는다('비주기'가 '주기'보다 강한 조건인 것이 아니다). 그다음부터는 무리수 안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조건이 엄밀히 강해지고, 그 조건을 만족하는 수의 집합은 엄밀히 더 작은 부분집합이 된다: 정규수는 모두 무리수이고, ML-랜덤 수는 모두 절대 정규수다 — 그리고 역은 각각 성립하지 않는다(반례가 방금 본 $0.101001\dots$과 챔퍼나운 수다). 이 체급표 위에서 π의 자리는 명확하다: 무리수이고, 계산 가능하므로 비-ML-랜덤이며, 정규성은 미해결.

글 17·20 판정 — 반복이 만드는 구조, 규칙과 랜덤 사이의 쌍방향 통로

마지막으로 "단순 규칙의 극단적 반복이 자기 닮음과 창발을 낳는다"(글 17·20)를 판정한다. 결론부터: 이 통로는 실재하고, 놀랍게도 양방향이며, 양쪽 다 정리다.

방향 1: 규칙 → 랜덤. 로지스틱 사상 $L_4$는 텐트 사상(그래프가 텐트 모양인 조각별 일차 사상: $x < \tfrac12$이면 $2x$, 아니면 $2-2x$)과 위상 공액이고, 배가 사상 $D$ — 즉 4장에서 본 이진 시프트 — 와는 측도 동형이다(→ 4장에서 설명한 '켤레: 좌표를 바꿔 보면 같은 동역학'; '위상 공액'은 그 좌표 변환이 연속일 때, '측도 동형'은 확률 구조까지 보존할 때를 가리키는 급의 이름이다). 이 켤레가 뜻하는 것: $L_4$의 궤도를 관찰하는 것은 초기값의 이진 자릿수를 한 자리씩 읽는 것과 같다. 그러니 궤도가 동전 던지기처럼 보이는 것은 신비가 아니다 — 3단계 판정에서 본 "한 걸음 = 과거 1비트 손실"을 뒤집으면 "한 걸음 = 초기 조건의 새 비트 1개 노출"이기 때문이다. 랜덤은 동역학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초기 조건에 저장되어 있고, 결정론적 반복은 그것을 한 비트씩 증폭해 드러낸다 정리. 거의 모든 초기값의 전개가 정규(보렐)이므로 거의 모든 궤도가 랜덤스럽다 — 정규수 이론과 카오스는 같은 정리의 두 얼굴이다.

반복의 보편성. 반복이 낳는 구조에는 더 깊은 보편성이 있다. 로지스틱 사상족의 파라미터를 키우면 안정 주기가 $1 \to 2 \to 4 \to 8 \to \cdots$로 갈라지는 주기배가 분기가 일어나는데, 이 분기 계단의 기하에는 주기배가 분기 상수라 불리는 두 수

$$\delta \approx 4.669202, \qquad \alpha \approx 2.502908$$

가 따라붙는다. 놀라운 것은 이 상수들이 로지스틱 사상만의 것이 아니라 2차 극값을 갖는 매끄러운 단봉 사상족(봉우리가 하나이고 그 근처가 포물선꼴인 사상들의 족) 전체에 보편적이라는 사실이다(파이겐바움 1978, Coullet–Tresser; 재규격화 고정점의 존재는 Campanino–Epstein 1981이 먼저 비컴퓨터 증명했고, 보편성에 필요한 쌍곡성 — 고정점 주변의 안정성 성질 — 까지 포함한 추측 전체의 최초 증명은 Lanford 1982의 컴퓨터 보조 증명이다) 정리. 세부가 다른 시스템들이 같은 상수로 수렴한다 — 저자가 글 17에서 "scale이 무의미해진다"라고 부른 현상의 표준적 이름이 바로 아래 박스의 것이다. (한 가지 교정: 만델브로 집합은 정확한 자기 닮음이 아니라 준자기닮음 — 확대할 때마다 닮되 조금씩 변형된 꼴 — 이다.)

더 깊이

더 깊이 | 재규격화군과 스케일 불변 고정점 — "확대해도 같은 법칙이 보인다"를 다루는 표준 장치가 재규격화군(renormalization group)이다: '한 단계 확대해서 다시 보기'라는 연산을 하나의 변환으로 만들고, 그 변환의 고정점(확대해도 변하지 않는 지점)이 스케일 불변성 — 파이겐바움 보편성의 원천 — 을 설명한다. 통계물리의 상전이 이론과 동역학계 이론을 관통하는 개념이지만, 이 책에서는 이름과 방향만 소개한다. 건너뛰어도 본문 이해에 지장 없다.

방향 2: 랜덤 → 질서. 이제 이 장의 도입에서 던진 주사위 그림을 회수하자. 허친슨의 정리(1981): 유한 개의 축소 사상(모든 두 점 사이 거리를 일정 비율 미만으로 줄이는 사상)들의 족 — 반복 함수계(IFS)라 부른다 — 에 대해,

$$F = \bigcup_i f_i(F)$$

를 만족하는 콤팩트(대략 "가장자리까지 포함해 유한한 범위에 꽉 짜인") 끌개(attractor — 반복할수록 궤도가 빨려 들어가 결국 머무는 집합이라는 뜻) $F$가 유일하게 존재한다 정리.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세 꼭짓점 각각을 향해 절반으로 줄이는 사상 3개), 칸토어 집합이 모두 이 형태다 — "자기 닮음"이란 문자 그대로 "자기 조각들의 합집합과 같음"이라는 방정식의 해인 것이다. 그리고 카오스 게임(Barnsley): 매 단계 사상을 랜덤하게 골라 반복하면, 거의 확실하게(확률 1로) 궤도의 자취가 그 유일한 끌개를 채운다(Elton 1987) 정리.

예제

예제 | 카오스 게임 실행 알고리즘 —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을 실제로 그리는 절차:

  1. 정삼각형의 꼭짓점 $A, B, C$를 찍는다.
  2. 아무 시작점 $P$를 찍는다.
  3. 주사위를 굴린다: 1·2가 나오면 $A$, 3·4면 $B$, 5·6이면 $C$를 고른다.
  4. $P$를 "지금의 $P$와 고른 꼭짓점의 중점"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점을 찍는다.
  5. 3~4를 수천 번 반복한다. (시작점이 끌개 밖일 수 있으니 처음 몇십 점은 버리는 것이 관례다.)

나타나는 것은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이다. 3단계의 주사위를 어떻게 굴렸는가 — 어느 랜덤 열이 나왔는가 — 와 무관하게, 확률 1로 같은 그림이 나온다.

여기서 잠깐, 왜 이게 놀라운지 보자. 개별 궤도는 주사위에 완전히 휘둘리는 랜덤 과정이다. 그런데 그 자취의 집합적 모양은 주사위와 무관한 유일한 기하학적 대상으로 수렴한다. 랜덤한 과정이 확률 1로 유일한 자기 닮음 구조를 그려낸다 — 저자의 '랜덤에서 질서로' 서사가 문자 그대로 정리인 지점이며, 5장의 라도 그래프(랜덤 구성이 확률 1로 같은 울트라호모지니어스 구조를 낳는다)와 정확히 같은 패턴이다. 그리고 글 29의 "완전한 랜덤은 분석 불가"에 대한 교정도 여기 있다: 개별 궤적은 예측 불가지만, 통계 법칙은 정확히 기술된다.

다만 두 가지 교정을 붙여야 한다. 첫째, 글 17의 "프랙탈은 예외 없이 반복 계산으로 창조된다"는 '예외 없이'가 과장이다 — 브라운 운동(꽃가루 입자의 지그재그처럼 매 순간 랜덤하게 흔들리는 운동의 수학적 모형) 궤적 같은 랜덤 프랙탈은 하나의 반복 규칙의 산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글 20의 생물 대칭 논의는 수리생물학과 접속 가능하나 유비 수준임을 명시해야 한다.

더 깊이

더 깊이 | L-system과 튜링 패턴 — 식물의 가지치기 구조를 문자열 재작성 규칙으로 생성하는 L-system, 두 화학 물질의 반응-확산이 얼룩말 줄무늬 같은 패턴을 만든다는 튜링 패턴(정지 문제의 그 튜링이 1952년에 제안한 이론이다)이 "단순 규칙의 반복 → 생물 형태"라는 접속의 표준 이름들이다. 단, 원문 리포트가 못 박았듯 이 접속은 이번 조사에서 유비 수준으로만 확인되었다. 건너뛰어도 본문 이해에 지장 없다.

무엇이 증명되었고, 무엇이 열려 있는가

이 장 전체를 한 걸음 물러나 보면, 저자의 창발 서사는 "정리 4중주"로 뼈대가 구제된다:

  1. 보렐 — 거의 모든 실수는 (절대) 정규수다 정리.
  2. 에르고딕 정리 — 시간 평균의 결정론적 수렴. 4장에서 표어("시간 평균 = 공간 평균")로 만난 그 정리다(→ 4장) 정리.
  3. 카오스 게임 — 랜덤 반복이 확률 1로 유일한 끌개를 그린다 정리.
  4. 라도 그래프 — 랜덤 구성이 확률 1로 같은 동형류에 들어가며 확장 성질과 울트라호모지니티를 갖는다(→ 5장) 정리.

넷 모두 "랜덤에서 결정론적·대칭적 질서가 나온다"의 서로 다른 정식화다 — 서사의 방향 자체는 표준 수학이 여러 무대에서 이미 증명해 놓았다.

더 깊이

더 깊이 | 측도와 에르고딕 이론 — 이 장 곳곳의 "거의 모든", "확률 1", "측도 동형"을 하나의 언어로 묶는 것이 측도론(measure theory)이고, "시간 평균 = 공간 평균"을 정식화한 것이 에르고딕 정리다(→ 4장에서 표어로 소개). 측도는 길이·넓이·확률을 통합하는 "크기의 공리적 이론"인데, 그 전개는 학부 3~4학년 과목의 몫이라 이 책에서는 표어 이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건너뛰어도 본문 이해에 지장 없다.

동시에, 교정된 지점들의 목록이 곧 이 장의 정확성 보증이다.

경계

경계 | 서사의 화살표별 최종 판정

  • 1단계 '가장 무질서한 상태': 유한 상태에서는 정식화 성립 — 엔트로피율 최대 $\log n$(자연로그 기준, 비트로는 $\log_2 n$)은 i.i.d. 균등 과정에서만 달성 정리. 그러나 가산 무한 위 균등분포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리 — '무한 상태 균등 랜덤'은 정의 불가능하며, 상태 대신 관계를 랜덤화하는 재정식화(라도 그래프, → 5장)가 필요하고, 그 재정식화는 결론을 정리로 강화한다.
  • 2단계 '기억 → 시간': 유추. 표준 물리에서는 인과 방향이 반대다 — 시간 비대칭(엔트로피 구배, Past Hypothesis)이 기억을 가능하게 한다. 관계론적 시간론과는 공명하지만, 그것은 물리 이론이 아니라 철학적 입장이다.
  • 3단계 '규칙 → 역변환': 그대로는 거짓 — 결정론은 가역성을 함의하지 않는다(배가·로지스틱 사상) 정리. '규칙 + 대칭(군 구조)'으로 강화하면 성립하며, 역변환은 4단계(대칭)의 산물로 재배치된다.
  • 글 6 '등가 원칙': 보렐 — 거의 모든 실수는 절대 정규 정리 / 무리수 ⇏ 정규 정리 / π의 정규성(단순 정규성조차)은 미해결 추측 / 정규 ⇏ 랜덤(챔퍼나운 수), 정규성의 밑 의존성(Cassels, Schmidt) 정리. 랜덤성은 관찰자의 계산 능력에 상대적인 위계다(마틴뢰프; Schnorr–Stimm) 정리.
  • 글 17·20 '반복 → 구조': 로지스틱–시프트 켤레(랜덤은 초기 조건에 저장, 반복이 증폭) 정리 / 파이겐바움 보편성 정리 / 허친슨 유일 끌개 + 카오스 게임 정리. 교정: "예외 없이"는 랜덤 프랙탈 때문에 과장, 만델브로 집합은 준자기닮음, 생물 대칭 접속은 유비 수준.

7장 요약

쉬운 출구 — 직관 카드

깊은 출구 — 대학원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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